靑磁빛 하늘이
육모정 탑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당 창포잎에
女人 생수 치마에
첫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正午
계절의 女王 5월의 푸른 女神 앞에
내가 웬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 밀려드는 것을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면 데 하늘을 본다.
긴 담을 끼고 외진 길을 걸으면
생각은 무지개로 핀다.
풀냄새가 물큰
향수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치고
청머루 순이 뻗어 나오면
길섶 어디선가 한나절 꿩이 울고
나는 활나물 혼닢나물 저깔나물
참나물 고사라를 찾던 -
잃어버린 날이 그립구나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아니 서러운 노래를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이 모양 내 맘은
하늘 높이 솟는다
5월의 하늘이여
나의 태양이여
盧天命(1912~1957) 시인
황해도 장연 출생
이화여전 영문과 졸업(1934)
시집. 산호림(1938). 창변(1945). 별을 쳐다보며 (1953)
수필집. 산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