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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별 / 김상기

by 안규수 2014. 6. 11.



 아내가 많이 아프다

눈 꼭 감고 참고 있다가

문득 혼잣말처럼 묻는다

'날 사랑해?'


나는 화들짝 놀라 대답한다

'그럼!사랑하고 말고!'


아내가 생전 하지 않던 청을 한다

'나 한 번 안아 줄래?'


나는 고꾸라지듯 아내를 안는다

목구멍 속으로 비명이 터진다

'여보! 제발 가지마!'


이윽고 아내가 가만히 나를 민다

'이제 됐어....'

여간해서 울지 않는 아내 눈이 흠뻑 젖어 있다


장례식 날 관 뚜껑을 덮기 전에

마지막으로 아내를 안았다

얼어붙은 눈물

얼음같은 체온


사람들이 나를 떼어 놓는다

나는 아내를 보낸다

내 남은 삶과 꿈도 함께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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