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68 미황사 동백꽃 2014. 6. 27. 이성복/ 작은 꽃들아, 이상한 빛들아 작은 꽃들아 얼굴을 돌리지 마라 나는 사람을 죽였다 죽은 꽃들아, 아무에게도 이 말을 전하지 마라 나는 너희처럼 땅에 붙어 살 자리가 없어 그 자리, 내 스스로 빼앗은 자리 아무에게도 상처 주지 않는 작은 꽃들아, 푸른 구멍으로 솟아난 이상한 빛들아 "제가 인간인 것이 부끄럽고 민.. 2014. 6. 19. 남편/문정희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되지 하고 돌아누어 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수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지구를 다 .. 2014. 6. 15. 산에 대하여/ 신경림 산이라고 해서 다 크고 높은 것은 아니다 다 험하고 가파른 것은 아니다 어떤 산은 크고 높은 산 아래 시시덕러리고 웃으며 나지막히 엎드려 있고 또 어떤 산은 험하고 가파른 산자락에서 슬그머니 빠져 동네까지 내려와 부러운 듯 사람 사는 꼴을 구경하고 섰다 그리고 높은 산을 오르는.. 2014. 6. 14.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