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편지

다른 사람이 대신 할 줄 알았습니다. 제노비스의 신드롬

안규수 2022. 5. 18. 07:18
 
좋은 아침, 행복한 아침입니다. ^0^ 
 
지난 간 밤에도 평안한 쉼의 시간을 보내셨는지요?
오늘도 새 날, 새 호흡, 새 힘, 새 소망을 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오늘 하루도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가득한 멋진 하루되시길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축복합니다. ^0^ 
 
 
나는 하나님 앞에서 복잡하게 생각하고 잡하게 살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면 복잡할 것이 없다. 
물을 아래에서 위로 끌어올리려니까 복잡해지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를 설계하시고,  우리를 가장 잘 아시는 창조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을 따라 살아가면 복잡할 것이 하나도 없다. 
그 뜻에 역행하려 할 때 인생이 복잡해진다.

나는 이런 구호를 만들어봤다.

“하나님의 뜻이면 순종한다.
하나님의 뜻이면 일단 움직인다. 먼저 행동한다. 그러면 마음은 따라온다.”


단순해야 순종을 잘한다.

본문에서 아브라함이 보여주는 모범이 바로 이런 모습이다.
복잡한 것이 하나도 없다. 창세기 12장 1절 에서 하나님이 말씀하신다.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줄 땅으로 가라.” 
그러자 4절에서 아브라함은 즉각 행동했다. 
“이에 아브람이 여호와의 말씀을 따라갔고 롯도 그와 함께 갔으며 아브람이 하란을 떠날 때에 칠십오 세였더라.”

복잡한 게 없다.

생각 없이 사는 것도 문제지만, 생각을 너무 복잡하게 해서 한 걸음도 행동으로 못 옮기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출애굽기 3장에 나오는 소명 받기 이전의 모세가 딱 그렇게 생각이 복잡했던 사람이다. 
애굽에서의 종살이로 신음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해주길 원하셨던 하나님이 그 지도자로 모세를 부르셨다.

이제 내가 너를 바로에게 보내어 너에게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내게 하리라
– 출 3:10

그때 모세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모세가 하나님께 아뢰되 내가 누구이기에 바로에게 가며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리이까
– 출 3:11

그냥 “아멘” 하면 되는데 모세의 생각이 너무 복잡하다. 
하나님이 계속 설명해주시는데 “사람들이 내 말을 듣겠습니까? 아무도 내 말을 안 믿을 겁니다. 
나는 말재주가 없는 사람입니다. 혀가 둔한 사람입니다”라고 한다. 
하나님이 아무리 도와주신다고 하셔도 모세의 생각이 너무 복잡한 것이다.

답답한 성경 속 모세의 모습을 보다가 시원한 구절 하나가 떠올랐다. 
마가복음 1장을 보면, 예수님이 해변을 지나시다가 그물질하는 베드로와 안드레를 보시고 부르신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를 따라오라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하시니 – 막 1:17

그랬더니 베드로와 안드레가 어떻게 하는가? 곧 그물을 버려두고 따르니라
– 마가복음 1:18

시원시원하지 않은가? 복잡한 것이 없다. 
주님이 따라오라고 하시는데, 이런 대단한 일이 어디 있나? 
그래서 그냥 “곧 그물을 버려두고” 따라갔다. 
주님의 말씀이 진리다 싶으면 그냥 따르면 된다.

내가 미국에서 조그마한 비즈니스를 막 시작했던 스물아홉 살에 
하나님이 나에게 ‘한국으로 돌아가라. 목사가 되어 청소년들을 도와주라’ 말씀하셨다. 
엄청 복잡한 것 같아도 아무 일도 아니다. 나는 아주 간단하게 생각했다.

‘이게 정말 하나님의 부르심이면 순종해야지.’

복잡하게 머리 굴리지 않고 성경을 읽었다. 
두 달 동안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을 읽으며, 이것이 진짜 하나님의 부르심인지 아니면 나의 생각인지 점검했다. 
그리고 확신했다.

‘이건 하나님이 부르시는 소명이다.’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복잡하게 생각 안 했다. 복잡할 게 뭐가 있는가? 
오죽 간단하게 생각했으면 한국에 도착은 했는데, 그날 밤에 어디서 잘지 궁리도 안 하고 왔다. 
결국 당시 신혼부부였던 내 친구 집에서 보름이나 머물렀다.

내가 복잡하게 생각했으면 절대로 한국에 못 돌아왔다. 
결혼도 안 했지, 오 남매 중의 막내지, 온 가족이 도와줘서 사업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지, 
‘하나님, 저 한국에 못 가요’라며 댈 수 있는 이유가 열 가지도 넘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부르심이면 가는 것이다. 
복잡하게 고민하고 생각하고 따져볼 것 없이.

분당우리교회 개척도 그렇게 단순하게 순종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 
“교회를 개척해라”라고 명하시는 옥한흠 목사님 말씀에 “저는 지금 개척할 상황이 아닙니다. 못 합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이유가 열 가지도 넘었지만, ‘옥 목사님이 얼마나 기도하고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 생각하고 그저 “네” 했다.

물론 개척하고 몇 달간 혼미한 시간을 보냈지만,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그때 목사님께 “전 개척 못 합니다”라고 했으면 어쩔 뻔했을까 싶다.

우리 교회 부목사들에게 끊임없이 요구하는 것도 이것이다.
 “생각을 줄여라. 생각이 너무 많다. 뭐가 그렇게 복잡하냐? 
하나님이 하라고 하시면 하면 되고,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싶으면 안 하면 된다.” 
아브라함을 통해 우리는 다시 한번 이 중심을 회복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 너무나 단순하게 반응했던 아브라함을 보면서 이것을 배워야 한다.

-가슴 뛰는 부르심, 이찬수 / 규장

† 말씀

사무엘이 이르되 여호와께서 번제와 다른 제사를 그의 목소리를 청종하는 것을 좋아하심 같이 좋아하시겠나이까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나으니
– 사무엘상 15:22

마리아가 이르되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하매 천사가 떠나가니라
– 누가복음 1:38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 시편 51:10

† 기도
주님이 주신 약속이지만,  ‘어찌 나같이 부족한 사람이…말도 안된다.’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안 믿어지는 나를 부인하고 주님의 말씀을 믿기로 선택합니다. 
이 선택을 보시는 주님께서 역사하실 줄 믿습니다. 
아멘만 하고 순종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기도하며 최선을 다해 노력하게 하소서
 
 
<오늘 아침 함께 나누는 따듯한 묵상> 
 
레 19:18 원수를 갚지 말며 동포를 원망하지 말며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과 같이 하라 나는 여호와니라
뉴욕 퀸즈의 주택가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대낮에 한 여성이 괴한에게 공격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큰소리로 도움을 외쳤지만 거리는 텅텅 비어 도와줄 사람이 없었습니다.
피를 흘리면서도 끈질기게 도망치며 도와달라고 울부짖던 여인은 결국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누군가의 신고로 뒤늦게 출동한 경찰이 범인을 체포하고 사건을 조사했는데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여인이 도와달라고 외치던 당시 38가구가 창문을 통해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왜 이들 중 단 한 명도 도와주기는커녕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을까요? 
경찰이 목격자들에게 이유를 묻자 모두가 하나같이 대답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대신 할 줄 알았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이 사건을 토대로 여러 연구를 한 결과 목격자가 많을수록 어려운 사람을 
돕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제노비스의 신드롬’이라고 불렀습니다.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사명은 누군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감당해야 할 하나님이 주신 사명입니다.
누군가 해야 할 일을 기쁘게 감당하는 성도가 되십시오. 아멘!

주님! 주님의 말씀이라면 어떤 일이든 외면하지 않고 순종하게 하소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지나치지 않는 선한 사마리아인이 됩시다. <김장환, 나침반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