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편지

우리 삶에는 어떤 흔적이 있습니까? 어떤 열매가 맺혀 있습니까?

안규수 2023. 10. 5. 10:01

 

좋은 아침, 행복한 아침입니다. ^0^ 
 
지난 간 밤에도 평안한 쉼의 시간을 보내셨는지요?
오늘도 새 날, 새 호흡, 새 힘, 새 소망을 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오늘도 저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오늘 하루 저를 통해 누구를 사랑해 주길 원하십니까? 
 
오늘 하루도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가득한 하루되시길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축복합니다. ^0^ 
 
 
어느덧 겨울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

여전히 성도들의 삶을 돌아보고, 
끊임없이 찾아가 관계 맺기 전도를 하고, 작은 무엇이라도 생기면
복음과 함께 나눠주는 사역을 하고 있을 때 마을 어르신들이 이구동성을 하는 말이 있었다.

”목사님이 바뀌었으니까 이제 김장 안 주겠네?”

전임 목사님은 덕천리에서 사역하는 동안 
매년 김장을 해서 마을 독거노인들에게 나눠드리는 사역을 하셨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나와 아내는 서로 ‘어떻게 하지?’ ‘우리가 할 수 있을까?’라는 눈빛을 교환했지만, 
순간 내가 대답했다.

”그럼요! 당연하죠! 맛있는 김치 해서 드릴게요.”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내가 물었다.
”어떻게 하려고 그래?”
”가오(얼굴, 체면을 속되게 이르는 말)가 있지.”
순간 차 안에는 정적만 흘렀다.

사실 교회 김장을 위해 배추를 400포기 정도 심어두었다.
2018년 그해에 심은 배추 농사가 얼마나 잘되었는지 지나는 마을 주민들이 다들
배추가 너무 좋다고 했다.

그렇게 시작된 첫 김장 사역은 잊지 못할 400포기 김장이었다.
부임한 첫해에 뜯고, 다듬고, 씻고, 절이는 것까지 아내와 둘이서 했다.
말이 400포기지 정말 너무도 힘들었다.

특히 통마다 절여진 배추를 다시 뒤집느라 이른 새벽부터 시작해서 둘이서 3시간 이상을
씨름해야 했다.

그렇게 시작한 김장 사역은 지금도 매년 지속하고 있다.
400포기 김장한 것을 독거노인, 다문화가정, 전도 대상자를 포함하여 전체 42가정에 나눠드리고 있다.

첫해 김장 사역이 끝난 후에 알게 된 일인데 아내는 셋째를 임신한 상태에서 그 힘든 첫 김장 사역을 한 거였다. 
아마도 임신 사실을 알았으면 김장 사역은 꿈도 못 꾸지 않았을까? 
5개월 만에 셋째 율이를 임신한 것도 참 기적이지만 임신한 채 그 힘든 김장 사역을 한 것은 더 기적 같다.

덕천리에서 독거노인들을 섬기는 사역은 끊임없이 복음을 전하고 
그들의 삶에 함께함으로 섬김의 삶을 살아내는 것이 그 핵심이다.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어도 그중에는 하나님이 구원을 주시기로 예비하고 택하신 백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역의 핵심은 그러하나 사역에 물질이 필요함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부임하고 1년이 넘도록 덕천교회 예산은 800여만 원이 겨우 될 정도의 미자립 상황이었다.

사례비는 생각도 할 수 없었고, 한 달에 외부 교회(제천 성도교회, 울산 대영교회, 영월제일교회, 
소망예빛선교회)와 개인이 후원해주시는 60만 원으로 사역했다.

때로는 차량 유지비도 걱정이 될 만큼 여전히 순간순간 위기가 오기도 한다. 
매주 반찬 사역을 위해 사야 하는 부식값도 만만치는 않아서 
웬만한 채소는 자급자족하기 위해 농사짓는 일이 추가되었다.

그럼에도 그 사역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일하심 덕분이다.
이미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수많은 경험으로 알게 되었기에 우리는 교회의 사역을 해나감에 있어 
어떠한 형편에서도 하나님의 뜻이 있는 곳에 하나님이 임재하시고 역사하신다는 사실을 분명히 믿는다.

하나님이 일하시는 사역들은 언제나 기적의 연속이다. 
하나님이 그 일을 통해 반드시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역사하시기 때문이다. 
그 기적 속에 산다는 것은 
곧 ‘그 역사의 현장 속에서 순종하며 살아갈 때 기적을 맛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어렵고 힘들지만, 역사의 현장 속에 매 순간 쓰임 받기를 사모한다. 
하나님의 기적은 곧 한 영혼이 주께로 돌아오는 기적이다. 
주님이 찾으시는 한 영혼! 
그 영혼을 위해 오늘도 우리의 사역과 삶 속에 살아계신 하나님은 여전히 일하고 계신다. 
그 일을 통해 하나님은 능력으로 역사하신다.

“내 양을 먹이라! 내 양을 치라! 내 양을 먹이라!”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려고, 부족하고 연약하지만 
나는 지금 주님이 맡겨주신 이 목양과 사역의 현장에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주님이 찾으시는 한 영혼을 위해서 힘을 다해보는 것이다. 
그것이 복음이라 믿기에….

- 부름 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오리다, 최기수

† 말씀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 주리라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도 헤아림을 도로 받을 것이니라
– 누가복음 6장 38절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
– 빌립보서 2장 3, 4절

† 기도
지체들을 섬기는 일이 때로는 힘들고 고되더라도 하나님의 일하심 속에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믿음의 눈으로 한 영혼을 바라보며 그를 위해 기도하는 삶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오늘 아침 함께 나누는 따듯한 묵상>
 
갈 6:17 이 후로는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말라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가졌노라

미국 NFL(미식축구) 리그는 세계 여러 메이저 스포츠 중에서 시즌도 가장 짧고 경기 수도 가장 적습니다. 
1년 중 3개월이 시즌이고 한 팀당 16경기만 치르면 시즌이 끝납니다. 
그럼에도 NFL은 미국에서 광고료와 입장료가 가장 비싼 스포츠고 
선수들은 한 경기당 최소 20억 원이 넘는 높은 보수를 받습니다. 
비록 경기 수는 너무나 적지만 
때때로 선수들은 죽음을 감수할 정도의 위험천만한 큰 부상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로니 로트(Ronnie Lott)를 비롯한 몇몇 선수들은 경기에 나가기 위해 부상으로 부러진 손가락을 아예 절단해 버렸습니다. 
이런 부상을 당하지 않고 무사히 은퇴를 한 선수들도 손가락이 기형적으로 휘어있거나 꺾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부러지고 잘린 손가락이 오히려 최고의 NFL 선수라는 징표이자 흔적인 것입니다.

어떤 분야든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은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 희생의 흔적은 몸에 남습니다.
우리 삶에는 어떤 흔적이 있습니까?
어떤 열매가 맺혀 있습니까?
나를 구원하기 위해 모든 물과 피를 쏟으사 십자가에서 증명하신 주님처럼 
신앙생활이 길어질수록 분명한 복음의 흔적이 우리 삶에도 새겨져야 합니다.
우리의 삶에 주님을 위해 희생한 어떤 흔적이 있는지 살펴보고 
두려워하지 말고 세상 가운데 제자의 삶을 살아가십시오. 아멘!!!

주님,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세상 가운데 제자의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나의 삶에 주님을 위해 희생한 어떤 흔적이 있는지 살펴봅시다. <김장환, 나침반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