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이야기(사진)

'勝勝'하는 습관

안규수 2016. 2. 18. 20:36



박미림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자·재동초교 교사 사진
박미림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자·재동초교 교사

교실로 가는 층계엔 커다란 글귀가 붙어 있다. '자신의 삶을 주도하라' '끊임없이 쇄신하라.' 스티븐 커비 박사가 말한 '성공하는 습관들'이다. 언뜻 초등학교 복도에 어울리지 않을 듯한 글귀이지만 기특하게도 아이들은 그걸 척척 이해하고 되뇐다.

커비 박사의 일곱 가지 습관 중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승(勝)-승(勝)을 생각하라'다. 하루 동안 교실에서는 참으로 다양한 일들이 벌어진다. "선생님! 준혁이가 제 지우개를 안 줘요" 하며 화가 나서 일러바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하나밖에 없는 연필인데 친구에게 주고 없어서…"라며 전전긍긍하는 아이도 있다. 모두 어느 한쪽에만 유리한 '승―패'이거나, '패―승'인 것이다. "너 지난번 반장 선거에서 나 안 뽑아 줬지? 나는 널 절대 도와주지 않을 거야."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는 '패―패' 게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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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좋고 너도 좋아야 진정한 승리다. "내가 너에게 단물을 줄게. 대신 무당벌레 좀 물리쳐 줄 수 있겠니?" 개미와 진딧물처럼, 혹은 악어와 악어새처럼 우리는 서로 승―승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어디 개인과 개인 사이뿐이겠는가. 국가와 국가, 동물과 식물 사이에서도 유용한 말이다. 어쩌면 그것이 '세상을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강력한 힘'일지도 모른다.

며칠 전 신문에서 본 기사가 문득 떠오른다. '한국 입양아 출신, 프랑스 국가개혁 장관에 또 임명'되다. 저들이 리더가 된 힘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어려웠던 자신을 건져 올려준 나라에 보답하고 싶어 노력했을 것이고, 나라는 그 노력을 인정해 주었을 것이다. 빛나는 승리가 아닐 수 없다. 오늘도 리더를 꿈꾸는 초롱초롱한 꿈나무들! 그들에게 나는 남의 말을 빌려서라도 힘주어 말할 것이다. "내 촛불을 밝히기 위해 남의 촛불을 끌 필요는 없단다. 언제나 '승―승'을 생각하렴."

*장영희  펜클럽 8글쓴이 : 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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