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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사진)

그리스신화 이야기 '트로이의 목마와 제사장 라오콘'

by 안규수 2018. 5. 7.
그리스신화 이야기 '트로이의 목마와 제사장 라오콘'
최자영


오늘은 그리스 신화 이야기 중 '트로이의 목마와 제사장 라오콘' 의 이야기입니다.

청동기 시대 에게 해의 정치는 크레타 섬 미노스 왕의 전설, 미케네의 아가멤논, 트로이전쟁 이야기 등을 통하여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트로이는 요즈음 소아시아 서북부 해안 히살리크 언덕 일대에 있었습니다.
트로이전쟁은 그리스의 여러 왕국들이 군대와 함선을 모아 함께 소아시아의 트로이를 쳐들어간 사건입니다.
그리스 연합군의 사령관은 발칸반도 서남족의 펠로폰네소스 반도 동북쪽에 위치한 미케네의 아가멤논이었습니다.
전쟁은 10여년간 계속 되었으며 마지막 해의 이야기가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트로이 전쟁은 가공의 전설로 간주되었으나 19세기에 아마추어 역사가였던 독일인 하인리히 슐리만은 일리아드의 이야기를 믿고 트로이와 미케네를 발굴하게 되었고, 그 뒤를 이어 영국 역사학자 에반스 경이 크레타의 미노스 왕국을 발굴하였습니다.

트로이의 목마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10년 동안 트로이 성을 함락할 수 없었던 그리스인들은 계락을 써서 후퇴하는 척 하면서 해변가로 나와서 배를 타고 트로이를 떠나는 시늉을 하였습니다.
그 대신 트로이 성 가까이 커다란 목마를 남겨놓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을 트로이 성안으로 들여다 놓으면 트로이는 영원히 멸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언을 퍼뜨렸습니다.
그러나 목마안에는 그리스 군인들이 가득차 있었습니다.
그리스인들이 물러가는 것을 보고 트로이 사람들이 성밖으로 나와서 기이하게 큰 목마를 보고는 예언을 생각하여 얼른 목마를 성안으로 끌어들어가려고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목마를 서둘러 성안으로 들여놓자고 했을 때, 트로이의 제사장이었던 라오콘이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그는 이것이 그리스인의 계교일지도 모른다고 하면서 목마 안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니까 창으로 찔러서 확인을 해야한다고 하였습니다.
그 때 바다쪽에서 두 마리의 큰 바다뱀이 쏜살같이 달려나와 라오콘의 아들을 감기 시작했으며, 이것을 보고 아들을 살리려고 달려드는 라오콘까지 함께 휘감아 세 부자를 죽였습니다.
트로이 사람들은 라오콘이 목마에 대해 한 언동이 신의 분노를 샀다고 생각하고 서둘러 목마를 성안으로 옮겨놓았습니다.
그리고 그 날 밤으로 트로이는 멸망했습니다.
이제는 됐구나 생각한 트로이 사람들이 흥겨이 술을 먹고 잠에 골아 떨어졌을 때에 목마 안에서 은밀하게 문이 열리고 그리스 병정들이 쫓아 나와서는 봉화불을 올려서 바다로 나간 그리스인 들에게 신호를 하고, 동시에 10년간 함락하지 못했던 트로이 성문을 안에서 열어 재껴 그리스 인 병사들을 맞이했습니다.

아마 라오콘의 죽음은 신의 분노 이전에 거기 둘러섰던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샀기 때문 이었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거짓 예언을 믿고 목마를 성안으로 들여놓아야 트로이가 건재할 것이라고 믿고 싶었는데, 라오콘이 엉뚱하게 반대말을 하니 황당했던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신이 뱀을 보낸 사실이 아니라 뱀이 라오콘 부자를 목 졸라 죽일 때에 주위의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아무도 달려들어 그를 도와주는 이가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라오콘의 말이 듣기 싫어 그의 죽음을 방치한 것에 틀림없습니다.
조금 더 과하게 말한다면, 바다쪽에서 나타난 뱀이 하필이면 라오콘의 아들들에게 달려들게 되었을요?
그런 이야기는 가능성이 희박한 좀 터무니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라오콘을 ‘왕따’하여 그 자리에서 죽여 버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는 신이 보낸 뱀의 탓을 하여 그런 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입니다.
트로이의 몰락은 이 같은 군중의 잘못된 판단이 큰 몫을 하였습니다.
판단은 자유였지만 그 대가는 하루도 넘기지 못하고 자신의 파멸을 가져왔습니다.
판단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입니다.

라오콘의 이야기는 문학과 미술의 주제로 등장합니다.
베르길리우스의 시에 따르면 라오콘은 '사제복에 선혈이 낭자‘하였으며, 자신과 두 아들의 몸을 칭칭 감고 있는 뱀 두 마리와 가망없는 싸움을 하고 있는 그의 몸통과 두 팔의 근육, 고통스런 표정 등은 그 이후 르네상스 시대에도 회화와 조각의 주제가 되었고, 그 라오콘 상은 현재 로마 바티칸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