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작 수필43 영원한 사랑 영원한 사랑 지난 6월 초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해 대형 복부 수술을 받고 16일 만에 퇴원해 해묵은 노트를 뒤적이다가 미국의 기업가 스티브 잡스가 깊어진 병으로 삶이 시시각각 마감을 향하고 있을 때, 그가 남긴 유언을 읽었습니다. 어둠 속에서 저는 생명을 연장해 주는 기계의 녹색 빛과 소음을 들으며, 죽음의 신의 숨결이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비로소 저는 깨닫습니다. … 제가 가져갈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사랑의 기억들뿐입니다. 사랑만이 진정한 부유함입니다. … 그것만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여러분을 따라다니며, 여러분과 함께하며, 여러분에게 계속해서 힘과 빛을 줄 것입니다. 사랑은 끝없이 수천 마일을 여행할 수 있고 사랑엔 한계가 없습니다. ‘사랑.. 2024. 7. 30. 흰고래무리 속 외뿔고래 ‘…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장애인도 다른 사람들과 다름없이 평등하다는 의식이 잠재된 주인공 영우의 독특한 인사법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영우는 강점과 약점을 한 몸에 지닌 캐릭터로 강점은 보통 사람들이 범접할 수 없을 만큼 탁월하지만, 약점도 깜짝 놀랄 만큼 취약하다. 164의 높은 IQ, 엄청난 양의 법조문과 판례를 정확하게 외우는 기억력, 선입견이나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는 자유로운 사고방식이 그의 강점이다. 감각이 예민해 종종 불안해하고, 몸을 조화롭게 다루지 못해 걷기, 뛰기, 신 발끈 묶기, 회전문 통과 등에 서툴다. 영우는 극도의 강함과 극도의 약함을 한 몸에 지닌 인물이자 높은 IQ와 낮은 EQ의 결합체이며 보통 사람들보다 우.. 2024. 3. 19. 설날 풍경 「아름다움에 허기지다」 는 시인 박형준의 에세이 제목이다. 아름다움에 허기지다가 아니라, 아름다운 문장이 눈물 나게 하는 책이다. 섣달그믐날 밤 나는 세월의 무상에 허기져 있어 그 형용사가 가슴에 박혀왔다. 시간에, 글에, 사람에 허기져 있었다. 그러나 ‘허기지다’는 ‘없다’와 다르다. 있는데 볼 수 없는 눈 뜬 봉사의 시선처럼 자신이 너무 메마르고 딱딱하게 굳어 있다는 의미인지도 모른다. 이른 새벽 미명 시간, 서재에 홀로 앉아 곧 떠오를 눈 부신 태양을 상상하며 이 해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생각했다. 한 해를 드디어 마무리했다는 안도감, 그리고 어떤 아쉬움, 거기에 새해를 맞이하는 설렘은 작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아침 일찍 일 년을 버틸 화두를 찾아 나섰다. ‘묵언의 길’이라 명명된 구례 천은.. 2024. 3. 19. 사랑이 답이다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문학에 입문하고 나서 수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던 책이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느냐는 의문이 들 때마다 이 소설을 떠올린다. 타인보다 우월하기 위해 아등바등 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주는 것 같아서다. 가끔은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듯한 기분이 들면 나도 모르게 움츠러들고 작아진다. 하지만 그런 감정이 나에게 필요한 거라고 말해 주는 것 같아 위로된다. 누군가로부터 오해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도 마찬가지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조금만 내려놓으면 훨씬 편해진다는 걸 알았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게 바로 진짜 사랑인걸. 함박눈이 소복하게 내린 성탄절 새벽 안타까운 화재 소식이 전해졌다. 서울 도봉구 방학동 고층 아파트 3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30명이 다치고 .. 2024. 3. 8. 이전 1 2 3 4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