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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냄새 어머니의 냄새 안규수 고향 옛집 마당에 서면 아궁이에서 피어오르던 매캐한 솔가지 연기와 비 온 뒤의 촉촉한 흙 내음이 불현듯 되살아난다. 새벽 찬 공기를 가르며 고즈넉하게 마당을 쓸어내리던 비질 소리, 겨울밤 홑이불 밑으로 시린 발을 들이밀 때 닿던 온기 어린 살냄새는 유년의 얼어붙은 마음을 말없이 데워주곤 했다. 세월이 한참이나 흘러 어머니의 주름진 손등에서 풍겨 나오던 마른 풀꽃 같은 내음은, 세상 그 어떤 귀한 향기보다 아득하게 지나온 날들의 풍경을 흔들어 깨운다. 어머니를 떠올리면 늘 얼굴보다 .. 2026. 9. 13.
0.01초만 늦었어도... 아기 새 잡아먹으려 뱀 보자 어미새가 보인 놀라운 순발력 애니멀플래닛 님의 스토리 • 17시간 • 1분 읽음애니멀플래닛유튜브 @MJR99EDITZ나뭇가지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자리 잡은 보금자리 안에는 이제 막 세상의 빛을 본 어린 새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습니다. 부모가 물어다 줄 먹이만을 기다리며 조용히 숨죽이고 있던 평화로운 시간도 잠시, 숲속의 은밀한 암살자가 이 작은 생명들을 향해 접근하기 시작했습니다.차가운 기운을 풍기며 나뭇가지를 타고 은밀하게 기어오른 것은 다름 아닌 굶주린 뱀이었습니다. 새끼들이 있는 둥지 코앞까지 다가간 뱀은 먹잇감을 단숨에 낚아채기 위해 몸을 용수철처럼 잔뜩 웅크렸습니다. 일촉즉발의 고요 속에서 마침내 뱀의 날카로운 턱이 새끼 새의 가녀린 몸을 향해 벼락같이 쏘아져 들어갔습니다.애니멀플래닛유튜브 @MJR99EDITZ새끼 새가.. 2026. 9. 10.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1930.3.1.)심훈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三角山이 이러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漢江물이 뒤집혀 룡소슴칠 그날이이 목숨이 끊기기前에 와주기만하량이면나는 밤한울에 날르는 까마귀와같이鐘路의 人磬을 머리로 드리바더 울리오리다頭蓋骨은 깨어저 散散 조각이 나도깃버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恨이 남으오리까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六曹앞 넒은길을 울며 뛰며 뒹구러도그래도 넘치는 깃븜에 가슴이 미여질듯하거든드는 칼로 이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커다란 북(鼓)을 만들어 들처메고는여러분의 行列에 앞장을 스오리다우렁찬 그 소리를 한번이라도 듯기만하면그 자리에 꺽구러저도 願이 없겟소이다=======일제강점기 심훈 선생님의 육필이 90년만에 조국으로 돌아왔습니다.일제가 붉은 선으로 지워버린 원고입니다.조국의 해방을.. 2026. 9. 10.
일출은 놓쳤어도... 비 오는 낙산사에서 만난 천년의 숨결 책임의 무게를 내려놓고 만난 낙산​ 강원도 양양의 낙산에 왔다. 낙산 하면 해수욕장과 낙산사가 먼저 떠오른다. 현직에 있을 때 수학여행 인솔차 들렀던 곳이다. 그때는 아이들의 안전이 최우선이었기에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여행의 운치를 누릴 겨를도 없었다.​이른 아침, 의상대에서 일출을 보고 싶어 길을 나서려는데 차창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들렸다. 빗소리에 잠이 깬 아내가 말했다.​"비 오는데 나가려고?""우산 쓰고 해변이라도 좀 걸어보려고."​내가 우산을 챙겨 들자 아내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혼자 맘껏 낭만을 즐기셔."​그러고는 이불을 고쳐 끌어당겼다.​여름이 지나가는 낙산해수욕장은 고요했다. 넓은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 철썩이는 파도 사이로 남은 파라솔들이 한적한 정취를 더했다. 발걸음에.. 2026. 9.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