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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22

울지 않는 새는 없다 울지 않는 새는 없다                                       안규수 작가의 ‘깊은 여행’을 읽고 / 강대선안규수 작가의 글을 대할 때마다 가슴 한 곳이 뭉클해져 온다. 작품마다 아픔이 똬리를 틀고 있다가 이제 때가 되어 갈 길을 간다는 듯 이야기를 풀어내기 때문일 것이다. 나이 들면 ‘녹색 갈증’이 커지듯 가슴 안에 ‘갈증’이 도사리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갈증이 글로 여행을 떠나게 했을 것이고 숲의 나무처럼 많은 작가를 만나게 했을 것이다. ‘녹색 갈증’처럼 바람에 실린 숲 향이 늘 상쾌했으면 좋았겠지만 때로는 비도 맞아 젖기도 하고 눈에 파묻혀 길을 잃어버리기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글을 통한 여행은 ‘치유의 숲’에 이르게 한다. ‘풀꽃은 약해 보이지만 체질이 .. 2025. 2. 12.
안규수의 '무진으로 가는 길 '읽고 안규수의 '무진으로 가는 길 '읽고 / 정승윤 영화 '박하사탕'에서 설경구가 철로 위에서 외칩니다. "나 돌아갈래!" 그 외침이 어찌 설경구 한 사람만의 외침이겠습니까? 누구나 한 평생을 살다보면 가슴에 恨이 쌓입니다. 그 恨은 한편으론 그리움이기도 합니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절,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이기도 합니다. 엄마는 가끔 뒷골방에서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서럽게 울고 계셨습니다. 철없는 아들은 엄마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어리광만 부리다가 먼 길 떠나신 뒤에야 엄마 가슴 속에 품고 살아온 恨의 무게를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불효가 또 어디 있을까요. 평생 소용돌이치는 여울목을 억척스레 건너온 엄마의 인생을 이제 望八의 나이가 되니 조금 알 것 같습니다. ㅡ.. 2022. 11. 18.
희망의 꽃씨를 심다 -박춘의 「오금공원에서 보내는 편지」를 읽고 글은 곧 사람이다. 일찍이 프랑스의 철학자 뷔퐁이 한 말이다. 이 말을 서두에서 언급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수필이라는 장르가 서두의 말에 가장 잘 들어맞기 때문이다. 수필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사유를 버무려 인생의 의미를 발견해 내는 문학이다. 따라서 수필만큼 그의 사람됨을 확연히 드러내는 장르도 없다 하겠다. 에세이스트 91호에 상제된 박춘의 「오금공원에서 보내는 편지」를 보면 모두에서 언급한 말이 아주 잘 들어맞는다. 이 글에서 미덕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작가가 평생 살아온 삶의 진솔한 태도이다. 그리고 착한 심성이다. 이점이 그의 글이 독자들에게 가장 큰 흡입력으로 작용한다.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그의 수필이 신변잡기에서 벗어나, .. 2021. 8. 10.
김승옥의 '무진기행' 을 읽고 「무진기행은」은 1인칭 소설이다. 1964년에 발표되었던 이 소설은 1인칭 문장의 섬세한 힘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작품이다. 이 소설에서 나오는 1인칭 문장의 주어인 ‘나’에 관하여 소설가 김훈은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다. “이 ‘나’는 아마도 한국어 문자의 역사 속에서 비로소 개인화를 완성해낸 ‘나’일 것이다. 이 ‘나’는 타락하고 비겁한 ‘나’고, 더러운 세상에 살아가는 ‘나’고, 이미 더럽혀진 ‘나’다. 그러나 이 ‘나’는 남이 아닌 바로 ‘나’인 것이다. 이 ‘나’는 역사나 전통이나 제도나 사회로부터 독립된, 나만으로서의 ‘나’다. 그러므로 이 ‘나’는 강력한 ‘나’고, 우리가 아닌 ‘나’인 것이다. 그리고 이 ‘나’는 그 뒤에 오는 시대 속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욕망의 분출 주체로서의 ‘나’다... 2021. 8.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