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들의 편지

그때 내가 참으로 비겁했었구나

by 안규수 2022. 6. 15.

…(6/15, 아침 편지)

새창으로 읽기
이메일주소 펼치기보낸사람안종훈 <opture0@gmail.com> 22.06.15 05:15 주소추가수신차단숨은참조<dhotjd23@hanmail.net> 주소추가
좋은 아침, 행복한 아침입니다. ^0^ 
 
지난 간 밤에도 평안한 쉼의 시간을 가지셨는지요? 
오늘도 새 날, 새 호흡, 새 힘, 새 소망을 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오늘 하루도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가득한 하루되시길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축복합니다. ^0^ 
 
 
개인적으로 잘 아는 분이 있다.
그 분은 대학에서는 교수로 교회에서는 장로로 섬기는 분이다. 
교수로 상당한 실력을 인정받아 국가의 큰 일을 감당하기도 했고 그 교회 담임목사의 존경을 받을 정도로 훌륭한 장로님이기도 하다.

어느 날 지방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장로님의 딸이 학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게 웬 변고인가! 딸은 머리를 아주 샛노랗게 염색하고 돌아왔다.
아버지는 흥분하지 않고 조용히 딸을 불렀다.
그러나 아주 단호하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너는 열여덟 살이 넘었으니 집을 나가서 독립해도 된다.
독립해서 살면 머리도 네 마음대로 하고 살아도 된다. 그러나 내 집에서 나와 함께 사는 동안에는 내 말을 들어야 한다.”

장로님의 딸은 한참 고민하더니 결국 아버지의 말대로 머리를 고쳤다고 한다. 
당신이라면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장로님이 하신 행동이 옳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가?

대부분의 부모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한다.
언젠가 나도 둘째에게 꼭 그렇게 이야기해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 내 말과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때 둘째아이는 나에게 비겁하다고 했다.
경제적으로 자립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자신을 몰아붙여서
억지로 아버지 말에 따르게 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이런 말을 듣는 자신이 참으로 비참하다고 느낀다고 이야기했다.

나도 그때 내가 참으로 비겁하다고 생각했다.
아이에게 참 미안했다.

밥 먹여주고 용돈 주고 학비 대주고 옷까지 사주니 너는 무조건 내 말을 들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 폭력적인 말이다.
그런 생각과 자세를 가지고 있는 부모라면 절대로 자녀교육에 성공할 수 없다.

부모가 자녀에게 돈을 주고 먹을 것을 주고 학비를 대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절대로 그 일을 가지고 권리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
물론 부모는 자녀를 교육하고 훈계하고 가르칠 권한이 있다. 그것은 부모이기 때문에 그렇다.
부모이기 때문에 그런 권한이 있는 것이지 
자녀를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켰기 때문에 그런 권한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머리를 노랗게 염색한 일은 정말 잘못이면
아이가 내 집에 있든 독립해서 살든 끝까지 그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내가 주는 돈으로 생활하면 내 말을 들어야 하고
내가 주는 돈으로 살지 않으면 네 맘대로 해도 된다는 식은 옳지 않다.

특히 내 돈을 받는 동안에는 무조건 내 말을 들어야 한다니 이것은 정말 옳지 않은 말이다.
내 아이의 말과 같이 이 말은 비겁하다. 
그리고 그런 부모의 행동이 아이들을 비참하게 만들고 있다.

<자식의 은혜를 아는 부모>김동호 p41
 
 
<오늘 아침 함께 나누는 따듯한 묵상>
 
갈 5:15 만일 서로 물고 먹으면 피차 멸망할까 조심하라
숲속에서 영역다툼을 치열하게 벌이던 사슴 두 마리가 있었습니다.
격렬한 싸움 중에 뿔이 뒤엉켜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지경이 됐지만 자존심 때문에 서로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반나절이 지나자 배가 고파진 사슴들은 싸움을 멈추려 했으나 뿔이 뒤엉켜 빠지지 않았습니다.
굶어 죽게 생긴 사슴들은 그제서야 뿔을 빼려고 안간 힘을 쓰며 협동했지만 
엉킨 뿔은 빠지지 않았고 결국 두 마리 다 굶어죽고 말았습니다.
산책을 하다 뿔이 엉켜 죽은 두 사슴을 본 한 분이 엉킨 뿔을 그대로 잘라 
수도원에 걸어놓고 누군가 뿔을 보고 물어볼 때마다 두 사슴의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서로 힘을 과시하다가 죽은 두 사슴처럼 분노에 눈이 멀어 자존심만 내세우는 사람은 상대방도 죽이고 자신도 죽게 됩니다.”
배려와 양보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뒤엉킨 사슴뿔은 독일 베벤하우젠에 있는 수도원에 지금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상대를 상처주고 아프게 하는 승리는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오히려 둘 다 망하는 지름길입니다. 
그런데 세상 곳곳, 각 분야에 종사하는 책임 있는 사람들에게서 이런 모습을 봅니다.
옛사람의 이기적인 마음을 내려놓고 주님이 주시는 평안으로 가득 채우십시오
. 아멘!

주님! 배려와 덕을 잃지 않는 유한 성품으로 변화시켜 주소서.
예수님이 보여주신 배려와 양보의 정신을 실천하며 삽시다. <김장환, 나침반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