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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김진호-가족사진

by 안규수 2014. 6. 17.
지난 토요일 불후의 명곡 가정의 달 특집프로 보셨나요.

출연자들 중에 김진호의 가족사진을 들으며 눈물 줄줄~

휘성이 아버지와 같이 부른 하얀나비도 무척 감동적이었지만
저는 김진호의 노래를 들으며 왜 그리 눈물이 나던지요.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만든 곡이라는데
김진호 가창력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이렇게 잘 부를줄이야~
마지막 뒤쪽 배경화면에 나온 아버지의 구두 이야기도 찡했네요.

가사를 음미하면서 가만히 들어보세요.

 

 

 

   '김진호'의 노래를 들으며

 나는 요즘 김진호의 '가족사진' 노래를  자주 듣는다. 가수의 가창력도 뛰어나지만 무엇보다도 음률에 곁들어진 '가족사랑'이 담긴 가사의 울림이 내 마음 속 깊이 파고들기 때문이다.

 

'바쁘게 살아 온/ 당신의 젊음에/ 의미를 더해 줄/아이가 생기고/ 그날에 찍었던/ 가족사진 속의/ 설레는 웃음은/ 빛바래 가지만// 어른이 되어서/ 현실에 던져진 / 나는 철없는/ 아들이 되어서/ 이곳저곳에서/ 깨지고 또 일어서다/ 외로운 어느 날/ 꺼내 본 사진 속/ 아빠를 닮아 있네'( …)

 

  좋은 노래는 이처럼 치유의 능력이 있다. 잠자는 감성을 깨워서 감정을 순화 시킨다. 이 때 만큼은 모두들 어린 아이처럼 순수해 진다. 이 노래는 가수의 자작곡이다. 어릴 때 먼 길 떠나신 아버지를 그리워하면서 가사를 직접 쓰고 곡을 붙였다. 가수 자신의 뜨거운 가족사랑이 노래에 그대로 흡입되어 온 몸에서 활화산처럼 미친 듯이 뜨겁게 분출하고 있다. 가수의 묵직한 톤과 어구스틱키타와 그랜드피아노의 화음이 절묘하게 어울려 하모니를 이루면서 우리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이 노래에 빠져들면 숨이 멈출 것 같은 현란한 감정의 표출을 감출 수 없다. 짧게 끈어 부르는 음색의 강열함속에 짙게 베인 우수가 가슴속 깊은 곳에서 잠자고 있는 동심을 깨워 그립고 보고 싶은 얼굴들이 주마간산으로 스쳐 지나간다. 

   며칠 전, 아침 신문을 펼치자 시 한 편이 눈에 들어왔다. 김상기 시인의 ‘고별’이라는 시였다.

 

    '아내가 많이 아프다

    눈 꼭 감고 참고 있다가

    문득 혼잣말처럼 묻는다

    '날 사랑해?'

    나는 화들짝 놀라 대답 한다

    '그럼! 사랑하고말고!'

    아내가 생 전 하지 않던 청을 한다

    '나 한 번 안아 줄래?'

    나는 고꾸라지듯 아내를 안 는다

    목구멍 속으로 비명이 터진다

   '여보! 제발 가지마!'

    이윽고 아내가 가만히 나를 민다

   '이제 됐어....'

    여간해서 울지 않는 아내 눈이 흠뻑 젖어 있다

    장례식 날 관 뚜껑을 덮기 전에

    마지막으로 아내를 안았다

    얼어붙은 눈물

    얼음 같은 체온

    사람들이 나를 떼어 놓는다

    나는 아내를 보낸다

    내 남은 삶과 꿈도 함께 보낸다'

             <'고별' 전문>

   그때, 내 서재에는 김진호의 노래 '가족사진'이 잔잔히 흐르고 있었다. 그 노래가락과 이 시에서 풍기는 아내를 향한  애절한 남편의 마음이 어찌나 슬프게 다가 오는지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목이 멨다. 

   ‘날 사랑해?'

   '나 한 번만 안아줄래?.'

   마지막 떠나기 전 남편에게 남긴 이 처절한 아내의 절규가 내 폐부를 찌르며 다가왔다.  어쩜 아내가 꼭 내게 한 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요즘 자꾸 아내가 아프다한다. 아내여! 저 동산의 푸른 숲처럼 푸르러라. 

  내게 가족이란 무엇일가. 삭풍이 몰아치는 광야에서 쓰러지지 않고  버텨 온 한 그루의 소나무, 그것은 '가족사랑'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내 나이 열 여섯 때  아버지는 먼 길 떠나셨다. 

  '아버지란 영원히 죽지 않는 존재다. 이 세계는 어쩜 죽어도 죽지 않는 아버지들의 건축물인지도 모른다.'

내 수필 '아버지'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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