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의 기존 역할은 우리 몸의 '파수꾼'이다. 신체에 이상이 생기면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재빠르게 발현하는 면역 기제의 결과물일 뿐이다. 그러나 염증이 오래, 많이 존재하면 염증은 파수꾼에서 우리 몸을 해치는 암살자로 돌변한다. 염증 수치가 높은 부위가 반복적으로, 천천히, 오랫동안 망가져 질환으로 이어진다. 만성 염증이 되면 염증이 혈관을 타고 퍼져 나가 류마티스관절염은 물론 심뇌혈관질환, 암, 우울증, 치매 등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염증 수치를 줄이는 습관을 키우는 게 좋다. 가장 간단한 방법의 하나가 커피를 마시면서 우유를 넣는 것이다.
커피에는 대표적인 항염증 물질 폴리페놀(polyphenols)이 풍부하다. 폴리페놀은 과일, 채소, 씨앗 등 식물성 식품에 존재하는 자연 발생 화합물로, 방향족 알코올인 페놀 그룹이 두 개 이상 결합해 있는 물질이다. 염증의 주원인은 세포 속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하는 것인데, 페놀의 수산기(-OH)가 산화를 방지해 산화 스트레스를 낮춘다. 페놀이 여러 개인 폴리페놀은 몸속 염증을 예방하고 DNA와 세포를 보호하는 일등 공신이다. 커피 속 폴리페놀 성분으로는 카페인(caffeine), 클로로젠산(chlorogenic acid), 다이테르펜(diterpenes) 그리고 트리고넬린(trigonelline) 등이 있다. 커피에 얼마나 폴리페놀이 많냐면, 커피 한 잔으로 성인이 하루 음식으로 먹는 평균 폴리페놀 양의 절반을 섭취할 수 있다. 일본의 한 연구팀이 일본인을 대상으로 녹차, 우롱차 등 음료로 섭취할 수 있는 폴리페놀 함량을 분석했는데, 커피가 평균 200g으로 가장 많았다. 폴리페놀 함량이 높다고 알려진 녹차는 평균 115g, 홍차는 96g, 우롱차는 39g 정도였다.
폴리페놀이 단백질과 함께 흡수되면 세포를 지키는 힘이 더 세진다. 우유에는 단백질이 풍부하다. 커피만 마시는 것보다 단백질이 풍부한 우유를 넣어 카페라테나 카푸치노로 마시면 폴리페놀의 항염증 효과를 더 크게 누릴 수 있다. 실제로 덴마크 코펜하겐대 식품과학과 마리안 니센 룬드 교수 연구팀이 연구해 봤다. 연구팀은 면역세포에 인위적으로 염증을 유발한 뒤 ▲A그룹에는 폴리페놀과 아미노산을 합한 것을 넣었고 ▲B그룹에는 폴리페놀만 넣었고 ▲C그룹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았다. 이후 분석 결과, 폴리페놀과 아미노산을 함께 넣은 A그룹은 폴리페놀만 넣은 B그룹보다 염증이 두 배나 더 적었다. 연구팀은 실제로 커피에 우유를 넣어 확인했고, 커피 속 폴리페놀과 우유 속 단백질의 상호작용으로 항염증 효과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리엔 룬드 교수는 "커피 속 폴리페놀과 우유 속 단백질의 항염증 반응은 굉장히 빨리 일어났다"며 "마찬가지로 단백질로 구성된 다른 식품에 과일 또는 채소를 결합했을 때 유익한 항염증 반응이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우유를 넣은 커피는 골다공증과 치아 변색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우유 속 칼슘 성분이 뼈 건강에 도움을 주고, 카제인 성분은 커피 속 탄닌에 의해 치아가 착색되는 것을 방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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