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초롬히 물방울 맺힌 저 백장미를 좀 보셔요. 손이 닿으면 옥구슬이 도르르 굴러 떨어질 것 같아요. 꽃이 아름답다고 생각없이 툭! 꺾어버릴 수 있겠어요? 성가聖歌가 흐르고 있는 이 아침 한 송이 백장미를 바라보며 나는 조용히 기도하고 싶어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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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이지 번역작가인 전혜린은 말했습니다.
-노을이 빨갛게 타는 방의 유리창에 얼굴을 대고 운 일이 있다. 노을이 너무 아름다워서
오늘 아침,
눈물이 날 만 큼 아름다운 장미를 만났습니다.
여러 해전의 가을. 나는 수령 1.000 년의 은행나무를 만난 적 있습니다.
황금빛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석양 속에 서 있던 은행나무.
그 천연의 빛은 지상의 어떤 화가라도 조합해 낼 수 없으리만 큼 아름다웠습니다.
오늘 이 노란 장미를 보면서 불현듯
천태산, 영국사 절에 있던 그 은행나무가 떠오르네요.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노란 장미꽃에 온통 마음을 다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마른 나무 가지에 쉼없이 단물을 길어올리며
후끈후끈 꽃 피웠을
단내나는 어느 여름의 기억을
장미는 결코 잊고 있지 않겠지요.
사진:도르메(신의식)
글: 이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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