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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사진)

진달래

by 안규수 2018. 4. 18.

진달래

다른 표기 언어 Korean Rosebay , 杜鵑花 , ゲンカイツツジ玄海躑躅

                 분류 : 진달래과                 

 학명 : Rhododendron mucronulatum

꽃말 : 애틋한 사랑. 신념. 청렴. 절제

 

 

                                  

진달래꽃은 산 넘어 어디에선가 불어오는 따스한 봄바람을 완연히 느낄 때 즈음에 피기 시작한다. 동네 앞산은 물론 높은 산꼭대기까지 온 산을 물들이는 꽃이다. 진분홍 꽃이 잎보다 먼저 가지마다 무리 지어 피는 모습은 고향을 잊고 사는 우리에게 잠시 유년의 추억으로 되돌아가게 해준다.

아동문학가 이원수 선생은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라고 노래했다. 꽃 대궐의 울타리는 산 능선을 이어 달리듯 펼쳐진 자그마한 키의 아기 진달래 꽃밭으로 만들어진다. 더 예쁘게 만들기 위하여 육종이란 이름의 성형수술을 받지 않아도 충분히 예쁜 자연 미인이다.



                                                                               
진달래는 비옥하고 아늑한 좋은 땅은 우악스런 경쟁자들에게 모두 빼앗기고 생존의 극한 상황인 산꼭대기로 쫓겨난 나무나라의 가난한 백성이다. 바위가 부스러져 갓 흙이 된 척박하고 건조한 땅, 소나무마저 이사 가고 내버린 땅을 찾아 산꼭대기로 올라왔다. 잎파랑이란 공장을 돌리는 데 꼭 필요한 수분이 부족하고 대부분의 식물들이 싫어하는 산성토양에 적응하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가난하지만 이웃과 사이좋게 오순도순 모여 그들만의 왕국을 만들었다.

이런 땅에는 경쟁자가 많지 않다. 형제간인 철쭉이나 산철쭉이 경쟁자이나 서로 뒤엉켜 이전투구를 벌이지는 않는다. 적당히 영역을 나누어 살아간다. 다만 진달래 꽃밭이 엉뚱한 이유로 차츰 없어지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산림보호 정책의 성공으로 숲이 우거지면서 진달래가 터전을 마련할 양지바른 땅이 자꾸 줄어들기 때문이다.

남부지방에서는 진달래보다 참꽃나무란 이름에 더 친숙하다. 가난하던 시절에는 진달래가 필 즈음이면 대체로 먹을 양식이 떨어져 배고픔이 일상일 때이다. 굶주린 아이들은 진달래꽃을 따먹으며 허기를 달랬으므로 진짜 꽃이란 의미로 참꽃이란 이름을 자연스럽게 붙였다. 식물도감에 보면 제주도에 참꽃나무가 있다고 나와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참꽃’ 진달래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진달래란 말의 어원은 달래에 접두어 진(眞)이 붙은 형태로 짐작하고 있다. 달래는 우리가 알고 있는 봄나물뿐만 아니라, 달래란 이름이 흔하듯이 꽃을 나타내는 다른 뜻도 있었던 것 같다.

같은 진달래도 토양산도와 유전형질에 따라 빛깔이 조금씩 달라진다. 빛깔에 따라 꽃잎 색이 연한 연(軟)달래, 표준색깔의 진(眞)달래, 아주 진한 난(蘭)달래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는 어린 소녀 시절부터 나이가 들어가면서 변하는 젖꼭지 빛깔을 비유한 말이기도 하다.         


우리의 옛 문헌에 나오는 진달래는 모두 두견화(杜鵑花)로 기록되어 있다. 이는 중국의 전설에서 유래한다. 중국의 촉나라 망제(望帝) 두우는 손수 위기에서 구해준 벌령이란 신하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국외로 추방당한다. 억울하고 원통함을 참을 수 없었던 그는 죽어서 두견이가 되어 촉나라 땅을 돌아다니며 목구멍에서 피가 나도록 울어댔는데, 그 피가 떨어져 진달래꽃이 되었다는 것이다. 두견이의 울음소리가 중국 사람들에게는 그네들 발음으로 돌아감만 못하다는 뜻의 ‘부루구이(不如歸)’라고 들리는 듯하여 이런 전설이 생겼다는 것이다.



       

소쩍새(접동새)                                                    두견이(두견새)


소쩍새를 귀촉도로 아는 사람도 많은데 아니다. 귀촉도는 자규라고도 하는 두견이(두견새)로 뻐꾸기과에 속한다. 소쩍새는 올빼미과로 주로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이다. 반면 두견새는 낮에 활동한다.

소쩍새의 울음소리를 두견이의 울음소리로 혼돈하는 까닭이 높은 나무 꼭대기의 같은 장소에서 낮에는 두견이가, 밤에는 소쩍새가 울어대는데,  낮에 활동하는 두견이가 눈에 잘 띄어 그런게 아닐까 생각된다. 

 

두견이는 비행중은 물론이고 밤낮으로 울어댄다. "두견새 우는 밤에...."라고 읊은 詩속의 두견새는 소쩍새를 혼돈한 것이다. 소쩍새가 야밤에  '솟쩍~ 솟쩍~'하며 구슬프게 울어대면 온갖 상념에 빠져들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소쩍새가 '솟쩍"하고 짧게 울면 다음 해에 흉년이 들고, '솟쩍다~'하고 길게 울면 '솥이 작으니 큰 솥을 준비하라'는 의미로 새겨 다음 해에 풍년이 든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진달래꽃 ㅡ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혜원 신윤복 : 상춘야흥(常春野興)

-무르익은 봄날의 들판에서 여흥을 즐기다-


진달래꽃이 화사하게 피어난 화창한 봄날, 堂上의 品階를 가진 貴人들이

郊外에서 餘興을 즐기고 있다.

아낙네가 들고 가는 술이 혹시 두견주(杜鵑酒)가 아닐는지?




삼월 삼짇날 먹는 진달래花煎


 진달래화전(花煎)


진달래화전은 삼월 삼짇날(음력 3월 3일)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봄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화전(花煎)의 일종이다. 화전은 고려 시대부터 전해 내려왔으며 '꽃달임''꽃지짐이'라고도 부른다.


진달래화전은, 찹쌀가루를 익반죽하여 둥글게 빚은 다음 진달래 꽃잎을 얹어 기름에 지져 먹는 음식으로  조선시대에는 궁궐에서도 삼짇날 중전을 모시고 비원에 나가 진달래꽃을 얹어 전을 지지며 화전놀이를 즐겼다고 한다.


계절에 따라 풍류를 즐기며 먹던 음식인 화전은, 봄에는 진달래와 배꽃, 여름에는 장미와 맨드라미,가을에는 국화꽃을 붙여서 만들었고 꽃이 없을 때는 대추. 쑥갓잎, 미나리, 석이버섯, 잣 등으로 꽃모양을 만들었는데, 봄에 화사하게 핀 진달래로 만든 화전을 으뜸으로 친다.   

 


 

진달래의 겨울눈                                                        진달래의 열매


진달래의 겨울눈은 달걀형으로 여러 개의 눈비늘조각으로 둘러싸여 있다.

끝눈 주변에 여러 개의 옆눈이 모여 달리는데 이와 같은 옆눈을 정측아(頂側芽)라 한다.

정측아를 우리 말로 그대로 옮기면 끝옆눈 정도가 되겠다.

그냥 가지 옆에 따로 혼자 달리는 건 옆눈 또는 측아(側芽)라고 한다.

진달래는 끝눈과 정측아가 발달하고 옆눈은 거의 발달하지 않는다.

 정아() -줄기 끝에 붙는 눈. 끝눈

측아(側芽) - 줄기 옆 부분에 붙는 눈, 곁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