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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사진)

강인한 의지의 꽃, 민들레

by 안규수 2023. 6. 20.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가에 희고 노란색으로 예쁘게 핀 민들레는, 한번 싹이 트면 무슨 수가 있어도

꽃을 피우고야마는 굳센 집념과 의지를 가진 꽃이다. 메마른 땅에서도, 인적이 빈번한 길가에서도, 바위틈에서도,

세멘트가갈라진 좁은 틈에서도... 어떤 고난과 역경이 닥쳐도 의지를 굽히지 않고 꽃을 피우고야마는, 그런 꽃이

민들레다. 주로 봄에 피기는 하지만, 조건이 좋지 않을 때는 가을까지 가서라도 꼭 꽃을 피운다.

 

토종민들레는 개화기간이 4~5월경으로 짧은 반면, 서양민들레는 4~10월까지 긴 기간동안 꽃이 피기 때문에

종민들레보다 번식력이 더 왕성하다. 우리 주변에서 눈에 쉽게 띄는 것은 대부분 서양민들레인데,

서양민들레가 그렇게 많아도 토종민들레는 토종민들레들끼리 가루받이를 하여 순수한 혈통을

지켜나가고 있다. 강한 의지를 고 있는 꽃이다.

 

 

 

토종민들레와 서양민들레

 

주변에서 쉽게 눈에 띄는 민들레 무리들의 90%이상은 모두 서양민들레이고 그 나머지 10%정도는

토종민인데, 그들 중에는 민들레, 산민들레, 흰민들레, 좀민들레, 흰노랑민들레 등의 토종민들레가

존재하면 혈통을 이어간다.

▲토종민들레                                                       ▲ 서양민들

 

토종민들레는 여러 종류이지만 모두 꽃색이 연하고 몸도 가냘프게 생긴 것이 특징이다. 연약하고 다소곳한

느낌이 든다. 반면에 서양민들레는 꽃색이 짙으며 꽃잎이 많고 소담스럽게 생겼다. 산이 높고 맑은,

청정지역이 아닌 곳에서 눈에 띄는 민들레는 전부 서양민들레이니 정말 안타까울뿐이다.

 

▲토종민들레 -꽃밭침이 뒤로 젖혀지지 않음      ▲ 서양민들레-꽃밭침이 뒤로 젖혀짐

 

토종민들레와 서양민들레를 구분하는 방법으로는 꽃밭침(외총포)의 생김새로 설명하는데,

꽃밭침이 뒤로 젖혀지지 않은 것은 토종민들레, 뒤로 젖혀진 것은 서양민들레로 분류한다.

 

 

 

일편단심(一片丹心) 민들레

 

 

우리의 토종민들레는 같은 종 이외에는 절대로 결혼을 하지 않는다. 흔하게 피어나는 서양민들레의 꽃가루가

찾아와 애걸해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기가 원하는 토종민들레의 꽃가루가 날아오기를 일편단심 기다리다가,

토종민들레의 꽃가루가 날아오면 받아들이고, 끝내 오지 않으면 급기야는 처녀임신을 해버리고 만다.

우리가 봄날에 보는, 바람에 날리는 토종민들레의 꽃씨는 발아가 되지 않는 무정란과 같은 씨가 많은데,

이 때문에 '일편단심(一片丹心) 민들레'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반대로 서양민들레는 근친이고 무엇이고 찾아오는 대로 모두 받아들여 씨를 맺기 때문에

대부분 발아가 되어 서양민들레의 숫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절개를 지키는 것이

토종민들레의 수가 점차 줄어드는 원인 중의 하나가 되는 셈이다.

 

 

 

민들레의 전설

 

 

옛날 노아의 대홍수 때 온 천지에 물이 차 오르자 모두들 도망을 갔는데 민들레만은 발이 빠지지 않아 도망을

못가고 사나운 물결이 목까지 차오르자 두려움에 떨다가 그만 머리가 하얗게 세어버렸다. 민들레는

마지막으로 간절하게 구원의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은 그를 가엽게 여겨

그 씨앗을 바람에 날려 멀리 산 중턱 양지바른 곳에 피어나게 해 주었다.

민들레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오늘까지도 얼굴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며

살고 있다고 한다. 민들레는 생명이 강한 식물 중 하나로 겨울에는 잎과 줄기가 시들어 죽지만

그 뿌리는 살아남아 다시 꽃을 피는 것이며, 꽃말은 '행복'.

 

 

 

민들레의 열매와 종자

 

둥근 모양의 뭉치 전체는 민들레의 열매이고,

갓털 하나를 잡아 당기면 밑에 달려나오는 타원형의 길쭉한 갈색 씨앗이 종자이다.

종자는 갓털에 달려 바람을 타고 멀리까지 날려서 후손을 퍼뜨린다.

민들레의 종자를 '홀씨'라고 하는 표현은 틀린 말이다. '갓털(冠毛)을 달고 날아가는 종자'

즉 '갓털씨'라고 해야 맞는 말이다.

 

홀씨는 꽃이 피지 않는 선태식물(이끼류)이나 양치류(고비.고사리)의 번식기관을 표현하는 말이다.

민들레는 어디까지나 꽃이 피고 열매와 종자를 맺는 식물이다. 국화과의 식물 중에

민들레, 엉겅퀴, 지칭개, 씀바귀, 고들빼기 같은 식물은 갓처럼 생긴 털이 달려있으므로

이들의 씨를 '갓털씨'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