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5일 귀여운 손자 지승이(중2)와 경민이(초6)와 함께 일주일 동안 제주여행을 다녀왔다. 매년 여름이면 꼭 들리는 곳이지만 이번 여행은 세계자연문화유산(한라산, 성산일출봉과 거문오름) 중 거문오름과 돌 제주문화공원 탐방이 목적이었다.
거문오름은 세계자연유산답게 입산에서 절차가 까다롭다. 우선 인터넷으로 사전예약을 해야 하고, 배낭에 음식물 반입은 철저히 금지되고 오직 허락되는 것은 생수뿐이었다. 약 3시간 동안 탐방인데 울창한 숲속은 치유의 산길로는 최적지였다. 또한 그곳 숲에는 팔색조, 긴꼬리딱새, 오색딱따구리와 천남성 등 희귀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자연의 보고였다.
돌문화공원은 일주일 체류기간 중 이틀을 보낼 정도로 나의 관심이 깊은 곳이다. 그곳은 제주 특유의 화산석으로 이루어진 수석 전시장으로 제주의 정체성, 향토성, 예술성을 한껏 살려 조성되어 있다. 한라산 영실에서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설화를 중심 주제로, 제주의 형성과정과 제주도민의 삶 속에 녹아 있는 돌문화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박물관이자 생태공원이었으며 순수자연을 예술로 승화시켜 보여 주는 환상적인 공간이었다. 조정은선생님이 개관식 때 방혜자선생님께서 작품전시회를 열었든 곳이라고 말씀하셔서 혹시 방선생님 작품이 한 점이라도 전시되어 있나 구석구석 눈여겨보았으나 아쉽게도 찾을 수 없었다.
거문오름 분화구, 이곳 숲길을 2시간 반 동안 걸었다.
해설자 선생님, 해박한 지식과 찰진 입담에 힘든 줄 몰랐다. 나이가 나와 비슷한 것 같은데 어찌나 산길을 오르는 발길이 빠른지 따라갈 수가 없었다.
천남성, 독성이 강한 식물,잎사귀를 씹어 먹으면 즉사한다고.
분화구안의 꽃 숲길
분화구에는 1970년대 식재된 삼나무림이 숲을 이루고 있다.
공원입구 거북바위 앞에서
돌문화공원의 친절한 해설자 한효숙선생님,이틀을 우리와 함께 해 주었다.돌문화의 오묘한 섭리를 알기 쉽게 설 명해 주는 마니아로서 휼륭한 분이었다.
설문대할망(중앙)과 제단, 매년 5월 19일 제사를 올린다.
엄마가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 자연이 빚어낸 작품이지만 절묘하기 그지없다.
오백장군 석상, 인간의 손으로 빚은 작품이다. 모습은 형형색색 다르고 두상은 희노애락을 표현하고 있는 아주 휼륭한 작품들이다.
하늘연못, 한라산백록담 영실의 죽솥 물장오리를 상징하는 돌박물관 옥상에 설계된 지름40m,원둘레 125m의 대형 연못
돌문화공원에서 대표 작품, 그림자수형이 아기를 안은 엄마모습이다. 일본으로 밀반출된 것을 1억을 주고 되 찾아왔단다. 시가 27억 쯤 된다고.머리꼭대기에는 설문대할망이 앉아 있다. 절묘하고 신기한 작품이다.
'수급불류월, 물은 급히 흐르지만 물속에 비친 달은 흐르지 않는다' 추사 김정희선생님의 글씨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라는 뜻이다. 지하 전시실 입구에 이 글씨가 있다.
화산석의 내부 모습, 붉은 용암이 지금도 끓고 있는 듯 하다.
외부에 진열된 오백장군상들, 그날 오전 내내 안개가 자욱했지만 실제 모습을 재현하는 듯 보여 운치가 있었다
돌의 형상이 절묘하다. 지극한 모성애가 얼굴 가득하다. 생명이 있는 수석이 주는 아름다움의 극치다.
산수수석. 물이 가득 담긴 백록담을 닮았다.
내가 이름을 붙이는 것 무의미하다. 보는 사람마다 느낌이 다를 테니까.
마음대로 생각하고 느끼는 것, 수석이 우리에게 주는 묘미이고 즐거움이자 기쁨이다
아들과 어머니, 아들은 무슨 잘못을 저질러 저리 무릎을 꿇고 두 손 모아 빌고 있을까. 무섭도록 화가 잔뜩 나 있는 엄마의 얼굴,그러나 사랑이 느껴진다. 어릴적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보고 또 봐도 보고싶은 작품이다.
흐르는 용암이 나무를 안고 있었단다. 나무는 불타 없어지고 구멍의 흔적만 남았다. 인생도 이와 같지 않을까. 나무는 그래도 수만년의 세월이 흘러도 흔적이라도 남겨 두었지만 인간은....
그림자수형의 걸작품이다. 하도 절묘해서 이런 작품 앞에서는 시간 가는 줄 몰랐다.해설자님은 영화'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클라크 케이블이 비비안리를 안고 있는 모습이라고.
그림자수형, 장닭과 앵무새
오백장군갤러리 앞 광장의 오백장군상들
오백장군갤러리 입구의 담쟁이
돌하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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