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불류월(水急不流月), 제주 돌문화공원 지하 전시실 입구에 걸려 있는글이다. 문화해설자 선생님이 읽어 보라해서 '월류불급수'라고 읽었더니 '그래도 급할 급자를 알아맞추네요' 하면서 웃었다. 이 글의 출전(出典)은 세림보훈(細林寶訓), 중국호양(胡羊)의 서법과 일본 다도(茶道)의 선어(禪語)로도 쓰였다고 한다.
직역하면 '물은 급하게 흐르지만 수면 위의 달은 흐르지 않는다'이다. 이는 세월이 아무리 빠르게 변한다 해도 초심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새김이다. 또한 동서고금의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는 뜻도 된다. 사람이 어떠한 위기에 봉착한다 해도 적연부동, 움직이지 않는 자세를 말한다. 세상이 아무리 혼탁해도 나만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오늘의 현대인들이 한 번 쯤은 새겨 볼 만한 글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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