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오묘한 이치에 대한 자기만의 해석, 인생이라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의 답을 구하는 작업인 수필쓰기, 이 수필쓰기는 탁월한 정신치료제로서의 역할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수필쓰기의 자기 고백적 성격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가슴 속에 뭉쳐진 응어리를 풀어냄으로써 마음을 비울 수 있게 되고, 그리하여 비워진 마음은 우리를 더없이 편안하게 해 줍니다. 마치 과식을 하여 더부룩하던 뱃속이 소화제를 먹음으로써 시원해지는 기분과 같은 이치라고나 할까요. 수필은 이 소화제와 같은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부지런히 정진해 보십시오. 수필쓰기에 한 번 맛을 들이면 세상에는 이보다 더 정신건강에 이로운 활동도 그리 흔치는 않을 것입니다.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마음속의 허기를 메우려고 춤을 추고, 여행을 다니고, 애인을 찾아나서는 것도 물론 나름대로는 하나씩의 치유 방법이 될지 모르겠지만, 이런 것들은 결과물이 남지 않아 끝나고 나면 더욱 진한 목마름만이 우리의 영혼을 괴롭히게 됩니다.
반면 수필쓰기는 흐트러진 마음, 끓어오르는 심사를 평정하게 해 주는 신비한 마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수필쓰기가 뚜렷한 결과물이 남는 고급한 정신활동이기 때문이겠지요.
또한 약물로 하는 치료는 부작용이 있지만, 글쓰기로 하는 치료는 부작용도 없습니다. 글쓰기는 마음으로 빚은 영혼의 치료제이기 때문입니다. 수필은 교리 없는 종교요 논리 없는 철학입니다. 이런 점들이 수필쓰기의 매력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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