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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편지

저를 인정해주세요

by 안규수 2015. 5. 5.

좋은 아침, 행복한 아침입니다. ^0^ 

지난 간 밤에도 평안한 쉼의 시간을 보내셨는 지요? 


오늘은 어린이 날이네요~ 

자녀들에게 평소 가장 좋은 선물이 무엇일까? 


첫째는 엄마아빠가 서로 화목하고 사랑하고 존경하는 모습이요,

둘째는 아이가 커갈수록 그 아이의 생각과 선택을 더 존중해주고 기다려주는 것이요,

셋째는 부모의 기도가 아닐까... 생각해보는 아침입니다. ^0^ 

셋 모두 어려운 것들이 아닌데...우리의 현실은 어떤가요? 결코 쉽지 않지요!  ^0^

부모로서 가져야 할 성경 속의 지혜를 간절히 사모해 보는 아침입니다. 


오늘은 박현숙님의 <하나님 아이로 키워라>는 책의 <저를 인정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함께 나누며 하루를 힘차게 열어 봅니다. 


“엄마! 조끼 하나만 사주세요.” 

“응…. 아빠에게 물어봐.” 

큰아들과 마트에 왔는데, 아들이 조끼를 사달라고 했다. 

평소에 무엇인가를 사달라는 이야기를 통 하지 않아서 그랬는지, 

내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옷을 사달라는 아들의 요청에 아무 생각없이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아들이 조용해지고 곧 나도 그 대화를 잊어버렸다. 

쇼핑을 다 마치고 집으로 출발할 때였다. 

"돼지 갈비가 먹고 싶어요.”

“응? 오늘은 집에 가서 밥 먹을 거야.” 

‘오늘 집에 가서 먹을 찬거리를 샀는데 오늘따라 왜 이러지.’ 

그때 갑자기 불쑥 내뱉는 아들의 말에 나는 깜짝 놀랐다. 


“엄마 아빠! 왜 나를 낳으셨어요?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게 무슨 말이니?” 

무례한 말에 내가 화를 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한 박자 쉬고 아들의 말을 들으면서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하나님, 지금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러자 아이들이 십대가 되면 한 발 뒤로 물러서기로 결심했던 양육 방법이 생각났다. 

나는 조용히 물었다.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니?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말해줄 수 있어?”  

주저하던 아들이 조곤조곤 이야기했다.  

“몇 달 전부터 조끼를 사고 싶었고, 기회를 기다리다가 오늘 엄마에게 이야기했는데, 

엄마는 아빠에게 물어보라고 하고, 아빠는 안 된다고 하고, 

돼지 갈비가 먹고 싶어서 이야기했는데, 그것도 안 된다고 하고. 

조끼도 하나 못 사 입고, 내가 먹고 싶어도 못 먹고….”  

여기까지 얘기하다가 아들은 울먹였다.  


‘음식과 옷을 어린 자녀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면 부모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그렇게 말했구나.’  

나는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우리 가족은 마트로 돌아갔다. 

조끼를 사고, 돼지 갈비를 먹었다. 


만약 아들의 말 한 마디에 내가 화를 냈다면, 아들이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듣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면 서로에게 불쾌한 감정이 남았을 거고, 그 감정이 서서히 불신으로 자라났을 것이다. 

그날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아들이 나를 향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 저는 엄마한테 두 번이나 감동 먹었어요. 한 번은 조끼, 또 한 번은 돼지 갈비에요.”  


십대가 되면서 아이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거나 갑작스러운 요구를 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나는 아이들에게 질문했다.  

“왜 그러니?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거니?” 

그러면 내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쏟아냈다. 

아이들 나름대로 고민했던 것들이었다. 

만약 내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내 마음대로 판단했다면, 자녀와의 관계에 금이 갔을 것이다. 

십대가 되면서 아이들이 자주 하는 “왜요?”라는 말은 부모가 자녀에게 물어봐야 할 질문이 아닐까.  


십대 기간에 웬만한 일은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허락하고, 나는 대부분 물러나는 연습을 했다. 

아이들이 이 기간에 쏟아내는 각종 이야기들은 하나로 정리된다.  

‘나를 인정해주세요.’ 


부모가 자신의 의견을 신뢰하고 존중할 때 아이들은 인정받는다고 여긴다. 

그러나 많은 부모가 잘못 행한다. 

십대 이전에는 자녀에게 끌려다니다가 청소년기에 오히려 자녀를 끌고 가려고 한다. 

그로 인해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깨어진다는 사실을 모른 채.  


십대 이전의 갈등은 해결이 가능하다. 

그러나 청소년 시기에 신뢰가 깨어지면, 고통스러운 관계가 지속된다. 

부모와 자녀 간에 마음 문이 영영 닫힐 수 있는 위험스러운 기간이 바로 이 시기다.  


청소년기의 자녀를 둔 부모는 서서히 물러나야 한다. 

부모들이 학력이 높아지면서 자녀들의 많은 부분을 관여하는 시대가 되었다. 

또 아이들의 선택이 불안해 보여서 자기도 모르게 조급하게 반응한다. 

물론 부모가 더 잘할 수 있지만, 절제해야 한다.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자녀를 지키려면 믿고 한 걸음 물러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아이들이 각각 십대가 되었을 때, 나는 아이들 등 뒤에서 천천히 걸었다. 

아이들의 선택을 신뢰하면서 한 발자국 뒤에서 따라갔다.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 - 에베소서 6장 4절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 고린도전서 13장 4, 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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