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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황학주

by 안규수 2014. 5. 21.

조용한 동네 목욕탕 같은

하늘 귀퉁이로
목발에 몸을 기댄 저녁이 온다
 
 
만년은 갸륵한 곳
눈꺼풀 처진 등빛, 깨져간다
눈꺼풀이 맞닿을 때만 보이는 분별도 있다
 
 
저녁 가장자리에서
사랑의 중력 속으로 한번 더 시인이여,
외침조차 조용하여 기쁘다
 
 
하늘 귀퉁이 맥을 짚으며
물 흐르는 소리에 나는 웃음을 참는다
 
 
땅거미와 시간을 보내는
혼자만의 땅거미 무늬가 내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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