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고 싶은 수필159 美黃寺, 소리로 만나다 /이민혜 숨바꼭질하듯 눈이 내렸다. 봄이 제일 먼저 온다는 이곳 해남반도. 기세등등하던 동장군이 밀려나고 봄빛이 완연한데, 때 아닌 눈발이 분분하다가 어느 틈에 개이고, 개었는가하면 잼처 소담한 눈송이가 어지럽게 춤을 추었다. 이십여 명의 남도답사회원들은 해남에서 하룻밤을 묵고 일.. 2013. 8. 14. 버들피리 /이민혜 1962년 8월 15일. 나는 명동 국립극장 무대 뒤에서 애를 태우고 있었다. 악기들의 튜닝이 거의 끝났는데 지휘자는 그림자도 비치지 않았다. 입이 바작바작 탔다. 지도 교수님이 지휘봉을 내 앞에 내밀었다. “어쩔 수 없어. 작곡가가 지휘하는 수밖에.” 무대와 객석 사이를 가렸던 막이 서.. 2013. 8. 14. 비아그라 두알/민혜 남편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알 약 두 개를 발견했다. 그 약은 남편의 옷장 서랍 속에 숨어 있었다. 좀 더 정확히는 그 서랍 속에 들어 있던 상자 속의 또 다른 아주 작은 상자 안에 은밀히 감춰져 있었다. 우리 집 약들은 모두 거실 서랍장 안에 있었기에 나는 약에 쓰인 글씨를 자세히 들어.. 2013. 6. 25. 하산 길에 만난 사람 / 민혜 기운이 처지기에 간단히 배낭을 꾸려 산을 향해 나섰다. 몸이 시름 거릴 때 적당히 산 기운을 쐬고 나면 기분이 한결 되살아난다. 아무래도 산이 수혈을 해주는 모양이다. 완만한 능선으로 한두 시간 정도만 걸을 생각이었는데 산의 손짓에 취해 제법 많이 걸었다. 겨우내 마른 장작을 세.. 2013. 6. 18. 이전 1 ··· 35 36 37 38 39 4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