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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물음 / 김광규(19451~) 전화기도 TV도 오디오세트도 컴퓨터도 휴대폰도.... 고장나면 고쳐서 쓰기보다 버리고 새로 사라고 합니다 그것이 더 싸다고 합니다 사람도 요즘은 이와 다를바 없다고 하더군요 우리 가정도 도시도 일터도 나라도 이 세계도.....그렇다면 고칠수 없나요 버려야 하나요 하나뿐인 나 자신도.. 2014. 9. 13.
유홍준, 「상가(喪家)에 모인 구두들」 저녁 상가(喪家)에 구두들이 모인다 아무리 단정히 벗어놓아도 문상을 하고 나면 흐트러져 있는 신발들 젠장, 구두가 구두를 짓밟는 게 삶이다 밟히지 않는 건 망자(亡者)의 신발뿐이다 정리가 되지 않는 상가(喪家)의 구두들이여 저건 네 구두고 저건 네 슬리퍼야 돼지고기 삶는 마당가에.. 2014. 9. 5.
김기사 그놈/이봉환(1961~) 여보시요잉 나 세동 부녀회장인디라잉 이번 구월 열이틑 날 우리 부락 부녀 회원들이 관광을 갈라고 그란디오잉 야? 야, 야 아 그라제라잉 긍께, 긍께, 그랑께 젤 존 놈으로 날짜에 맞춰서 좀 보내주씨요잉 야? 이놈이나 저놈이나 다 좋다라고? 앗따, 그래도 우리가 볼 때는 이놈하고 .. 2014. 9. 3.
하늘 / 박두진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여릿 머얼리서 온다 하늘은,머얼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처럼 푸른 하늘에 내가 안긴다. 온몸이 안긴다 가슴으로,가슴으로 스미어드는 하늘 향기로운 하늘의 호흡. 따가운 볕, 초가을 햇볕으로 목을 씻고, 나는 하늘을 마신다. 자꾸 목말라 마신다... 2014. 9. 2.